[Hook]
Inspiration. 항상 안방에
들어가면 어머니의 전축 위에 있던
마이클 잭슨의 [Bad]. 큰 설렘이었네
공놀이보단 미술을 좋아했던 내게
Inspiration. 현관 옆방에
들어가면 할머니의 책꽂이에 있던
부처님 그려진 책. 정신이 흐려진 채
시간이 흐르는 줄 모르고 읽어 내려갔네
[Verse 1]
Inspiration. 초등학생인데도
항상 십만원권 수표들이 지갑에 있던
심술 궂은 얼굴의 친구
우리 집에 놀러왔던 날 바로 어머니 지갑의 돈이 사라진 후
느낌이 왔지, 불쾌하지만은 않은
매일 새 게임팩, 비싼 식사를 사는
비결이 이거였군. 엄마는 내 증언 덕분에
범인을 잡으셨지만 내 마음 한 구석엔
나의 행동이 snitching 임에 불편한 느낌
그런 게 있었네. 물론 그때는 그 말 대신
"일러라 일러라, 일본놈" 그렇게 불렀지
어쨌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소리 없이
친구는 전학 가고
걜 보고 배운 훔치는 기술 그리고 배짱
나도 얻게 되었지. 나도 애들 앞에서 그 기술 시전하고
전수해주던 어느날, 주머니를 삐져나온
지 아이 조 때문에
가게 아저씨에게 걸려 집 전화번호를 불 때
난 criminal 타입은 못 된다고 느꼈지
다행히 그 일은 지나갔지, 아무 소문 없이
[Hook]
[Verse 2]
Inspiration. 김일성 사망하던 해
한국에 있던 사촌 형들 테이프에
가득히 녹음돼있던 Oasis
The Cure, The Sugarcubes, The Pixies, The Cranes
And My Bloody Valentine. 위대한 기타음악이란
어떤 건지를 깨닫게 해주었네
그 당시 내 주변엔 아무도 없었지
전자기타. 얼마 지나 부모님과
열심히 공부하겠단 약속을 하고나서
낙원상가에 가서 고른 깁슨 레스 폴
점심값을 아낀 돈으로 모은 이펙터들
동시에 투팍 그리고 데쓰 로우
비기와 배드 보이의 beats and rhymes
난 순식간에 음악의 노예. 끝없이 라디오에
귀를 갖다대고 나만의 목록으로
만들어댔지 믹스테입. And then I suddenly switched pace
고등학교 공부와 밴드, 가끔씩 데이트, 만화 그리기
아마 그 시기 서울시에서 제일 바쁜 고등학생
나였을 걸? 바로 거기서부터 빡센
삶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나봐
읽는 책, 듣는 음악, 보는 영화들마다
나를 자극해. 치열한 3년을 마치고
이제 VJ의 탄생, the rest is history
[Hook]